2016년 10월 25일 화요일

악마를 보았다 -1- 부산 해운대 필로폰 살인미수 사건.


  

이 사건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끔찍한 살인미수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야기는 두 남녀의 잘못된 만남에서 시작된다.

두 사람은 2013년 5월경 서씨(83년생 여성)의 주점에 김씨(79년생 남성)가 손님으로 방문하면서 처음 대면했다. 손님과 주점 여주인으로 만남을 이어가던 두사람의 만남은 그해 8월부터는 연인관계로까지 발전했다. 어디에서 시작되었건  청춘남녀의 만남 자체를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둘의 만남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바로 김씨가 가정이 있는 남자였다는 것이다.

김씨는 서씨에게 무섭게 집착했다.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사사건건 간섭했고 통제했다. 명백한 폭력이었다. 결국 그녀는 주변인들로부터 고립되어 갔다. 그리고 그 곁에는 오직 김씨만이 남았다. 김씨는 괴물이 되어갔다.

 그녀가 원하던 순간은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다. 둘의 만남을 김씨의 부인이 알아차렸던 것. 결국 이 둘은 2013년 12월 헤어짐을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병적인 집착을 가진 김씨가 그리 쉽게 포기할리가 만무했다. 결국 김씨의 집요한 집착으로 서씨는 그와 다시 만남을 이어가게 된다. 2014년 4월경의 일이었다.

김씨의 부인이 이러한 만남을 그냥 놔둘리가 없었다. 서씨와의 만남을 이어가던 김씨는 이를 눈치챈 부인과의 다툼으로 결국 2014년 6월 집에서 나와버렸다. 김씨는 이때 아마 집착에 의해 완전히 정신이 잠식된 상태가 아니었을까 싶다. 일종의 망상증이라 볼 수있겠다.
이런 증상의 특징은 아무 근거없이 상대방을 의심하고 확신한다는 것인데 물론 의심하는 당사자도 상당히  괴롭겠지만 의심받는 사람은 얼마나 괴롭고 미칠듯 답답하겠는가.
이 모든 고통은 서씨의 몫이었다.

김씨는 전과자였다. 그것도 대부분 한순간의 실수로 발생한 전과가 아닌 폭력에 의한 전과였고  마약범죄의 전과도 있었다. 그는 일명 뽕쟁이라 불리우는 필로폰 중독자였다. 2011년 2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그는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고 사건이 벌어진 날은 그 집행유예 기간이 경과한지 고작 3개월이 지난 때였다.

2014년 6월 6일

모텔을 전전하며 필로폰을 투약하던 두사람은 결국 서씨의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모텔에서 집으로 거처를 옮긴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이미 마약에 중독된 두사람이 그저 필로폰을 투약하기에 보다 편안한 환경을 찾아 이동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두 사람은 이미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었다. 필로폰 중독자들에게 절제가 가능할리 없었다. 두 사람은 끝도 없는 어둠속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6월 7일

사건발생 하루전 이들은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4시간에 걸쳐 무려 4회나 자신들의 몸에 주사바늘을 꽂았다. 평균 1시간마다 필로폰을 투약한 셈이니 정신이 온전할리 없었다.
김씨의 망상과 결합된 심연의 악마가 밖으로 나올 채비를 하며 꿈틀대고 있었다.

6월 8일

악마는 필로폰 중독이 만들어낸 환각이라는 증상을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다툼이 그 시발점이 되었다. 다툼은 당연히 김씨의 왜곡된 의심과 집착이 발단이 되었다. 김씨는 자신의 의심을 확신하여 서씨에게 언성을 높여 몰아세웠고 서씨도 필로폰에 취해 강하게 결백을 주장하며 맞섰다. 그리고 더 나아가 김씨에게 결별을 요구했다.결국 말싸움은 폭력으로 귀결되었다.

"성준이가 시켰냐!!"

약에 취한 그는 참을 수 없는 분노에 사로잡혔고 곧 그 분노에 몸을 맡겼다. 김씨는 눈앞의 서씨를 찢어 버리지 않고는 도저히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서씨에게 마구 주먹을 날렸다. 쉴새없이 퍼붓는 주먹에 그녀는 달아나 봤지만 좁은 방안에 그녀가 도망갈 곳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말려줄 사람도 숨을 곳도 없는 좁은 방안에서 그녀는 김씨의 성난 폭력을 맨몸으로 감당해야 했다. 어느순간김씨는 이미 만싱창이가 된 그녀의 얼굴을 붙잡고는 입에 손을 쑤셔 넣었다.
그리고는 입안을 마구 헤젓다가 손에 걸리는 뭔가를 그대로 잡아채 당겼다. 그녀의 입에서 비릿한 피가 쏟아졌다.  김씨가 크라운 치료를 받은 이빨을 뽑아버렸던 것이다.
고통에 찬 그녀가 소리를 지르며 발버둥쳐 봤으나 김씨의 폭력은 거세어 질 뿐이었다.
한동안 그녀에게 주먹을 날리던 김씨는 어느순간 주방으로 뛰어가 칼을 들고와서는 자신의 배를 긋기 시작했다. 일종의 협박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협박으로 서씨의 마음을 돌려보려던 시도가 잘 먹히지 않자 그는 화가 치밀어 올랐던 것 같다. 다시금 극도의 분노에 휩싸인 그는 배를 긋던 칼을 들고 서씨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몸을 갈기갈기 찢어대기  시작했다. 이제 그녀는 김씨의 분노를 풀어줄 장난감에 불과했다. 김씨는 집안에서부터 16층 옥상입구까지 이동하며 그녀의 신체를 훼손했다.
서씨의 왼쪽 입술의 끝부터 귀밑까지 칼질을 했으며 눈썹 바로위로 삐뚤빼뚤한 선을 그리며 칼질을 한 뒤 그녀의 두피 전체를 후두부까지 벗겨냈다.
그것도 모자라 그는 그녀의 왼쪽 안구를 파내는 끔찍한 짓을 저지른다.

결국 옥상입구까지 그녀를 끌고 간 김씨는 그녀가 고통과 출혈로 정신을 잃자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고는 아마트 복도 창문에서 난동을 부리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된다.

서씨는 장장 16시간에 이르는 대수술 끝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으나 이제 그녀에게 예전의 아름다움은 없었다. 왼쪽안구의 경우 적출되어 살릴 수 없었으므로 의안을 끼게 되었으며 , 두피 또한 훼손정도가 심해 다리피부를 이식하였는데 그럼에도 머리 좌측으로는 더이상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게 되었다.

서씨는 1심에서 살인미수에 의한 처벌로는 역대 최고형인 30년을 선고 받았으나 위와 같은 합의의 영향등으로 2심에서는 대폭 감형된 20년형을 선고 받게 된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입에 담기조차 꺼려질 만큼 잔인하고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으나
그가 받은 형량은 고작 20년에 불과하다.
피해자는 평생을 지옥같은 고통과 후회속에서 몸부림치게 되었고 가해자는 20년을 복역하면
모든 책임이 끝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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